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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4.06.22 영화 화양연화 - 인생의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시절
영화2024. 6. 22.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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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양연화(In the mood for love, 2000)

감독 : 왕가위

주연 : 양조위, 장만옥

화양연화. 뜻은 '인생의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시절'이라는 뜻이다.

영화는 같은날 우연히 같은 맨션에 이사온 차우와 리첸의 만남으로 시작된다.

영화는 자연스럽게 두 사람에게 마음이 이끌리는 감정을 왕가위 감독의 특유의 미장센으로 풀어내는 과정이

상당히 노골적인데, 호텔일을 하는 와이프와 해외출장이 잦은 남편을 배우자로 둔 사람 둘이

저녁을 혼자 국수로 끼니를 때우며 드나드는 제한된 공간에서의 오고가는 미묘한 감정..그러한 감정들을 묵직한 음악과 함께 전달하며, 복선을 끊임없이 던진다.

 

 

 

 

처음부터 둘 사이에는 묘한 기류가 느껴진다.

 

 

 

 

 

영화는 상당히 느린 템포로 진행되는데, 혹 이영화에 공감되지 못하는 관람객이라면 지루함을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오히려 그 절제미와, 심적 고통 내면화, 상대방에 대한 연민어린 사랑...진실된 마음을

오롯이 느낄 수 있다면, 영화는 전혀 지루하지 않고 주인공들의 감정에 몰입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각자 바쁜 배우자를 둔 입장에서 마주칠일이 많아지는 두 주인공, 그러던중 그 둘은 상대방의 배우자가 서로

불륜 입장이라는것을 알게된다.(!!!)

 

 

 

 

좁은 제한된 공간에서의 마음을 투영하는 노골적인 미장센과 영상미가 빛을 발한다. 거기서 깔리는 yumeji's theme 음악도 일품.

 

 

 

 

 

장만옥은 항상 매혹적인 색들의 치파오를 입고 나온다. 영상미에 단단히 한몫하는 부분

 

 

 

 

 

"그 둘이 언제부터였을까요?" "글쎄요.."

 

 

 

 

 

 

양조위의 잘생김과 미간 연기의 감정이란..감탄이 절로나온다.

 

 

 

 

 

둘은 서로에게 커지는 사랑의 감정을 애써 억누르며, 망설임과 심적 고통을 계속해서 내면화한다.

그 와중에 계속해서 은근히 감정을 표면위로 올리려는 차우, 하지만 리첸은 계속해서 절제를하며 선을 긋는다.

변명일 수도 있고..진심일수도 있는 말

"우린 그들과 다르잖아요."

결국 둘의 사랑의 감정은 표면화되지 못한채 남자는 여자를 위해 싱가폴로 떠난다.

 

 

 

 

 

 

 

 

 

 

 

 

 

 

 

가지마..끅끆

 

 

 

 

 

영화의 말미에서 남자는 미리 이별 연습을 하자고 하며,

여자는 남자의 품에 안겨, 펑펑 울며 슬픔을 토로한다.

이별을 연습하는 그 순간에 표현된 여자의 감정은 오롯이 진실된 마음이었으리라.

그리고 그 둘은, 서로를 위해 헤어지고 서로를 그리워한다.

 

 

 

 

 

"내게 한 장의 티켓이 더 있다면 나와 함께 하겠소?"

"저의 옆에 한자리가 빈다면 옆에 있어줄건가요?"

 

 

 

 

 

도덕주의자들의 절제미 뿜뿜하며 서로의 마음을 표현하는 이 영화의 명대사가 아닐까 싶다.

양조위와 장만옥의 베드신도 있었지만, 감독의 생각 하에 과감히 뺐다고 한다.

난 매우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된다. 격정적인 베드신 없이, 키스신 없이,

자극적인 시퀀스 없이도 충분히 격있는 멜로영화를 만들어나갈 수 있다는걸 보여준 좋은 사례라고 생각된다.

 

 

 

 

영화 내내 차우의 아내와 리첸의 남편은 보여주지않고 목소리만 나온다. 이것역시 당연히 의도된 연출이다.

 

 

 

 

 

장만옥의 눈에 영화 내내 슬픔, 절제가 담겨있다.

 

 

 

 

 

시간이 3년이 지난 후..각자 본인들이 살던 집에 방문해서 그때의 시절을 기억하는 장면은,

그리고 장만옥이 눈물을 흘리던 장면은 먹먹한 감정을 관객에게 고스란히 전해주는 장면이 되지 않을까 싶다.

누군가가 미디어에서 이런 말을 한적이 있다.

"사랑한다의 반대말은 사랑했었다이다."

어느정도 세상 풍파를 겪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사랑을 하고있거나, 사랑을 했던 기억을 가지고 있다.

추억일 수도 있고, 미련일 수도 있고, 그리움 혹은 분노일 수도 있겠지만,

사랑을 안해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영화는 '화양연화'라는 제목과는 다르게 역설적으로 차우(양조위)에게 불행한 방향으로 흘러가지만,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할 수 있었던 그 순간이 돌아보면 가장 아름다운 시절이었을 수 있다.

힘들었던 그때의 기억도, 돌이켜볼때 아름다운 기억이 될수있으며..진심만큼 가치있는건 없다고 난 생각한다.

영화를 보며 생각했다. 내 인생이 화양연화는 언제였을까. 오지않은걸까 지나간걸까 지금인걸까.

 

 

 

 

"예전 사람들은 비밀이 있을때, 나무에 구멍을 뚫고 거기에 말을 한 뒤 흙으로 메꿨다고 해요.". 담담한 전개와 절제된 감정, 영상미가 끝까지 가슴 먹먹하게 한다.

 

 

 

 

 

구멍을 뚫고 속삭인다는 이야기는 '2046'에서도 이어진다.

 

 

 

 

 

 

나의 예비신부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너는 사람을 진심으로 사랑할줄 아는 사람이라서 네가 좋아."

최소한, 난 진심으로 사랑을 하고있는 지금도 내 인생의 화양연화 중 한순간이라고 생각하려 한다.

사랑과 진심은 내가 인생에서 가장 크게 여기는 가치 중 하나이기에.

몇년 후에, 이 영화를 다시 볼 생각이다.

좀 더 나이가 들고 농익은 마음으로 영화를 보면, 충분히 또다른 감상이 느껴질 작품일것.

중경삼림과는 다른 느릿한 왕가위 감독의 갬성과 미장센, 다시한번 감탄하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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